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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민은미 더봄] ‘초록 목걸이 한 남자들’···'쉼표, 따옴표'로 편견 깨부순 이 남자

2026-06-29


JBM 13기 발릭 이상명 대표


[민은미의 K-주얼리 재발견] (3)
비전공자 스타트업 출신의 과감한 도전
JBM 교육 과정이 키워낸 발릭 이상명 대표
문장 부호와 초록색의 뾰족한 스토리텔링으로
남녀 고객 5:5로 젠더리스 대표주자로 성장 중


발릭 이상명 대표와 ‘시그니처 스토리 네크리스’ /발릭

발릭 이상명 대표와 ‘시그니처 스토리 네크리스’ /발릭


요즘 남성들에게 주얼리는 더 이상 낯선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남성은 주얼리의 새로운 소비 주체다. 하지만 처음 주얼리를 착용하려는 남성들에게 시장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젠더리스 주얼리 브랜드 발릭(VALIK)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남자는 주얼리를 사지 않는다’라는 고정관념에 물음표를 던지며, 브랜드 창립 초기에 ‘남성 고객 비율 90%’라는 성과를 끌어냈다.

주얼리에 입문하려는 남성들이 발릭을 통해 첫 주얼리를 착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발릭은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나누기보다 각자의 취향과 서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주얼리 전공자도, 업계 출신도 아니었던 발릭 이상명 대표는 소비자의 시선에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브랜드를 만들어왔다. 지난 5월 13일 이상명 대표를 만났다.


발릭의 룩북 이미지. 창업 초기에는 남성 고객이 90%에 달했다 /발릭

발릭의 룩북 이미지. 창업 초기에는 남성 고객이 90%에 달했다 /발릭


—주얼리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는데, 왜 하필 '주얼리'였나.


"대학에서는 조경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대학생 때부터 창업 경험이 있습니다. 졸업 후 새로운 분야를 찾던 중 한국의 주얼리 업계를 마주하게 되었죠. 당시 제 눈에 비친

주얼리 시장은 제조업 기반의 전통적인 구조였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뎌 보였습니다.

다양한 가능성과 개선점도 보였죠. 산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주얼리 업계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전문성을 갖추고자 1년간 JBM(Jewelry Business Management) 장학 교육을 이수했고, 3년 전인 2023년 4월에 ‘발릭’을 론칭했습니다."

JBM은 (재)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이 후원하고 미래주얼리연구소가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비즈니스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0년 출범해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했으며 현재까지 약 37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과정은 산업의 구조와 브랜드 운영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으로 설계됐다. 선발된 교육생에게는 에센셜 과정(5개월)과 브랜드 경영 과정(4개월)으로 구성된 총 9개월의 교육 과정에서 1인당 약 1500만원 상당의 교육비가 지원된다.


JBM 교육 과정의 일부로 참관한 '홍콩 주얼리 쇼'에서 찍은 단체 사진 /발릭

JBM 교육 과정의 일부로 참관한 '홍콩 주얼리 쇼'에서 찍은 단체 사진 /발릭


—치열한 JBM 장학 과정에 선발될 수 있었던 비결과 그곳에서 얻은 자산은.

"시장을 바라보는 눈과 솔직함이었습니다. 

당시 면접에서 남성 주얼리 시장의 가능성을 발표하는 동시에 비전공자로서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배움에 대한 간절함을 어필했습니다. 

그렇게 들어간 JBM에서 경영과 마케팅 전반을 배웠습니다.

가장 값지게 남은 보물은 '사람'입니다. 

현재 발릭을 함께 이끄는 모든 팀원이 전부 JBM 출신이니까요. 

기술적 배움을 넘어 평생을 함께 할 동료와 스승을 얻은 것이 제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첫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서 JBM 동기이자 발릭의 디자인 총괄인 ‘양주희 이사’와 함께한 모습 /발릭

첫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서 JBM 동기이자 발릭의 디자인 총괄인 ‘양주희 이사’와 함께한 모습 /발릭


—발릭의 시그니처인 ‘쉼표’와 ‘따옴표’ 같은 모티브는 어떻게 탄생했나.

"문장에서 빠질 수 없지만 존재함으로써 글의 호흡과 가치를 더해주는 것이 문장 부호입니다. 매일 새로운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브랜드명도 에스토니아어로 ‘선택’을 뜻하는 ‘발릭(VALIK)’으로 지었습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 주얼리를 착용하는 사람들의 ‘본질’을 먼저 고민한 결과였죠. 저는 주얼리가 외면을 가꾸는 가치를 넘어 개인의 삶과 서사를 담아내는 조용한 상징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계 밖의 사람이었기에 오히려 더 자유로운 점이 있었을 텐데.

"'왜 안 된다고 하지?'라는 질문을 자유롭게 던질 수 있었어요. 우리 제품은 유독 면과 각이 많은 편인데 처음 공방을 다닐 때 "생산성이 떨어져서 안 된다"라는 거절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현장의 '안 된다'라는 말 중 상당수는 기술적 불가능이 아니라 번거롭고 까다롭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책임은 제가 질 테니 한 번만 시도해 달라"며 끈질기게 매달렸죠. 제약 없이 부딪친 덕분에 오히려 발릭만의 독보적인 개성과 퀄리티를 자부합니다."


각과 면이 많은 제품의 제작 과정이 까다로워 공방에서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발릭

각과 면이 많은 제품의 제작 과정이 까다로워 공방에서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발릭


—남성 고객이 왜 이 '초록색 쉼표'에 열광한다고 생각하나.

"제가 남성이다 보니 은은하고 담백한 디자인을 선호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주얼리를 처음 접하는 남성들도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었던 거죠. 조경디자인을 전공하며 사랑하게 된 '초록색(딥 그린)'이 차가운 주얼리 소재에 따뜻함과 안정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초기에는 남성 고객이 약 90%였지만 현재는 고객의 남녀 성비가 5 : 5인 균형 잡힌 젠더리스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주얼리를 숨 가쁜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나만의 속도'를 찾게 해주는 상징으로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발릭의 베스트셀러를 꼽는다면.

"론칭 초기부터 중심을 지켜온 스테디셀러 팔찌 ‘No. 06 시그니처 투웨이’가 있습니다. 편안한 토글 바 구석구석에 쉼표 디자인이 녹아 있죠. 작은따옴표가 있는 ‘No. 10 시그니처 스토리 네크리스’도 인기입니다. 반지 중에는 회전하는 쉼표에 발릭그린 큐빅을 세팅해 착용감을 극대화한 ‘No. 62 레스트 링’의 판매량이 가장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이트와 발릭그린 두 가지로 전개되는 ‘No. 71 테니스 팔찌’는 특히 남성 고객들의 생애 첫 주얼리 입문템이자 커플 아이템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투웨이’(위-왼쪽), ‘레스트 링’(위-오른쪽), ‘테니스 팔찌’ /발릭

‘시그니처 투웨이’(위-왼쪽), ‘레스트 링’(위-오른쪽), ‘테니스 팔찌’ /발릭


—실버 925, 18K 금도금, 다이아몬드 시뮬런트를 주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타깃 고객이 브랜드에 쉽게 다가오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골드 제품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실버가 저희 고객들에게 가장 적합한 접근성을 가진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저희가 추구하는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자 저가로 선보이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완성도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변색을 막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일부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국내 최고 등급의 프리미엄 도금 처리를 거쳐 완성됩니다."

—이상명 대표가 꿈꾸는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롤 모델인 리처드 브랜슨처럼 늘 도전과 낭만을 즐기는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작년에 진출한 캐나다와 일본을 기점으로 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주얼리를 넘어 다양한 일상 소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발릭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고객들의 서사가 다음으로 이어지게 하는, ‘우아한 쉼표’ 같은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대표님에게 주얼리란,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

"겉모습을 꾸미는 게 아니라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조용한 상징'입니다."


발릭의 룩북 이미지. 현재는 남녀 고객 비율이 5 : 5를 이룬다. /발릭

발릭의 룩북 이미지. 현재는 남녀 고객 비율이 5 : 5를 이룬다. /발릭


여성경제신문 민은미 주얼리 칼럼니스트
mia.min1230@gmail.com


민은미 주얼리 칼럼니스트·작가

그림을 전공했지만, 우연히 글에 빠졌다. 글을 쓰며 주얼리·보석의 세계에 더욱 매료되었고, 저서로 <영화가 사랑한 보석>, <그림 속 보석 이야기>를 펴냈다. 보석감정사(GIA GD, GIA AJP, GIA Graduate Pearls, AGK)로 현장과 이론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에 기명 칼럼을 기고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민은미의 보석상자]는 일상과 기억 속에 스며든 보석과 주얼리 이야기를 담는다.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하게, 보석 상자를 열 때 느끼는 설렘으로 젬스톤의 세계를 만난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출처: 여성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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